판타스틱 7월호 : 번역의 왕도 (고유명사 번역 지침)

이번호 판타스틱 에세이에서는 환상문학에서 고유명사를 발음을 표시하느냐(=음차, 가차), 뜻을 옮기느냐, 하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읽기 쉽게 써진 글이 실렸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예로 반지도 많이 언급되어 즐겁게 읽었습니다. 전문은 잡지에서 보시길 바라며, 여기에 일부를 인용합니다. (말줄임표는 생략입니다)
- 임지호 북스피어 편집장

고유 명사를 발음 그대로 표기해야 한다는 ...... 생각은 그것이 '고유 명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윌 스미스를 '윌 대장장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 그렇지만 다른 한편, 톨킨의 생각을 빌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픽션의 경우, '이곳'과는 전혀 다른 '저곳'의 세계를 '영어'의 형태로 옮겼다고 여긴다면, ....... 고유 명사 또한 우리말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 작가들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영어'를 쓰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 그러니까 (영어) 발음 그대로 옮기는 것은 일종의 '중역'이 되는 셈이다. (웃음)

다른 문제도 있다. 작가들이 등장 인물에 '의미'를 포함한 이름을 부여했을 경우는 그 의미가 작품 안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이것을 그대로 표현하면 의미는 날아가고 어감만 남는다. ...... 그것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이다. 절판된 지 오래된 나남판에서는 토끼들의 이름을 '개암' '딸기 '질경이' 같은 이름으로 옮긴 반면, .... 사계절판에서는 '헤이즐', '파이버', '블랙베리', 등..... 나남판에서 느꼈던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들이 많이 죽어버렸다. ...... 이름이 주는 직관적인 이미지들이 많이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이름은 단순히 인물에 붙여진 명찰이 아니라 인물들의 성격을 반영하여 캐릭터들의 발전에 기여한다.....

'어스시'도 마찬가지다. '어스시'라는 말에서는 그 어떤 의미도 찾기 힘들다. 영어를 알고, 그것이 나중에 EarthSea라는 말을 표기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야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 세계 공용어 운운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영어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일곱 왕국'과 '세븐킹덤'이 주는 의미는 천지차이다. ......


[銀漢::미리내]일하기시러님의 말:
그냥 음차만 하면 언어의 외피만 남는거지 의미가 사라진다고!
외국문학 번역할때 성을 번역하지 않는건 이미 성이 기호가 되었을 뿐, 본래의 의미랑 빠이빠이~했기 때문 아닐까요 =ㅂ=)

[금숲]^0^ 어부왕이 될래요님의 말:
맞아 맞아~

[銀漢::미리내]일하기시러님의 말:
그리고 호빗의 성에 대해서는 톨킨의 지침이 없었따면 번역을 안해도 무방했겠죠
하지만 지침이 있으니깐 하는거고
그러나 다른 고유명사들은 적절하게 번역되어야 했다고 봐요 톨킨의 지침이 없더라도
스트라이더가 뭔 의미로 쓰는지 영영 모를거 아닌가유

[금숲]^0^ 어부왕이 될래요님의 말:
더구나 이야기 중에서 사람들이 왜 스트라이더라는 이름을 듣고 놀라는지에 대해서도 어리둥절할수밖에 없지.

" 그건 사람의 이름이 아니오! " (아라고른이 자기를 성큼걸이-스트라이더-라고 소개하자 에오메르가 외친 말)

추가 설명을 위해 아래에 인용하는 글은, 지금은 없어진 [톨킨 낟세멘]에 실렸던 아라빌님의 글 [번역에 관하여]의 일부분입니다. 사이트의 과거 모습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아카이브'에 남겨져 있던 것을 살려왔습니다.  (아래 맨 끝에 언급된 91년판은 예문판 '반지전쟁'을 가리킵니다.)

- 톨킨 낟세멘, 아라빌님의 '번역에 관하여' 약 2000년도 정도에 쓰여진 글.. 아카이브에 백업된 복사본으로부터. <- 전문은 링크를 타고 가서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부록F의 이론에 따라, 최초의 반지의 번역판인 스웨덴어판이 나왔습니다. 역자는 이름들을 번역했고, 그 결과는 매우 나빴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번역 자체의 품질이 그다지 좋지 못했고, 번역자와 톨킨은 사이가 나빠져 버렸습니다. 원래 톨킨은 자신의 '부록 F'에 밝힌 이론과는 달리, 고유명사의 번역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영어로 조심스레 지어진 이름들에는 영어 이름들이 주는 특유의 느낌들이 있고, 그것을 번역해 버린다면 그의 작품에서의 또다른 중요한 요소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스웨덴어판의 실패를 바라본 뒤로는 그 의견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의 번역판인 네덜란드어판은 대 성공이었습니다. 이 번역자 역시 '부록 F'의 이론을 따서 이름들을 번역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이름의 번역도 만족스러웠고, 번역 자체도 원문의 느낌을 잘 살린 매우 훌륭한 번역이었다고 합니다. 역자와 톨킨 간에 이름의 번역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찌 되었건 간에그 뒤로 톨킨의 생각은 바뀌어서, 이름을 번역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는 의견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 자신도 공통어를 영어로 번역한 셈이었으니까요.

그리하여 톨킨은 'The Lord of the Rings에 나오는 이름들에 대한 안내'(링크참조) 라는 제목의 글을 그의 번역자들을 위해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위에서 말한 두 개의 번역판이 나온 시점에서 쓰여졌고, 특히 바로 다음에 기획되고 있었던 독일어판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 번역에 대한 그의 이론을 설명하는 서문과, 몇백개의 이름들과 그 뜻과 그 번역 여부에 대한 그의 의견이 실려 있는 작은 사전으로 이루어진 글입니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톨킨의 작품을 번역할 때는 고유명사를 번역한다는 전통이 세워졌습니다. 91년에 나온 한국어판은 Tolkien Estate와 계약을 맺지도 않은 채 출판된 데다가, 이름이 번역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언어와, 만물의 이름에 대한 사랑이 특별히 각별했던 저자의 사려깊음에 대한 모독이고,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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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lkino | 2007/07/01 19:05 | ~Q&A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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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톨킨이 원하는 번역이 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일본어판도 이 원칙을 지켜, 스트라이더는 走男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더욱 자세한 포스트 : 판타스틱 7월호 : 번역의 왕도 : 꼭 읽어 보세요 ... more

Commented by 미리내 at 2007/07/01 20:18
참 톨옹은 인간적이기도 하셔라.. 흐흐흐.
Commented by 에스텔 at 2007/07/01 21:33
그러니까 스트라이더는 성큼걸이가 '되어야만' 하는 거죠.
정말 그래야만 반지의 제왕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걸 너무 몰라요-_-;;;
어스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어스시가 어스라는 이름을 가진 시city인 줄
알고 있었단 말이죠. 어스는 earth인가? 싶긴 했지만 시는 완전...-0-;;;
번역명이었다면 대번 알았을 것을...;;;;; 전문을 읽을 날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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