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이 무서우세요? 그럼 외쳐보세요!

Aiya Eärendil Elenion Ancalima!
아이야 에아렌딜 엘레니온 앙칼리마!

*위 글자 이미지는 스킨 사정상 구깃구깃 찌그러지니 눌러서 펴 보시길 ^_~ *


저것이 무엇인고 하니, 에아렌딜 소환 주문... 프로도가 쉴롭의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앞이 보이지 않아 더듬다가, 갈라드리엘의 선물을 기억해내고, 그 유리병에 담긴 별빛을 되살리며 외쳤던 말이다.

[ 프로도는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지니고 다녔으면서도 그 모든 가치와 능력을 짐작하지 못한 이 놀라운 선물을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모르굴의 계단에 이를 때까지 그것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으며, 또 그것의 계시적인 빛이 두려워 결코 사용할 생각도 못했다.
"아이야 에아렌딜 엘레니온 앙칼리마!"
프로도는 이렇게 외쳤지만 자기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왜냐하면 또 다른 소리가 구덩이의 탁한 공기에 구애받지 않고 명료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빌려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
- <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 2권 9장 쉴로브의 굴 중에서.


"아이야 에아렌딜 엘레니온 앙칼리마!"라는 것은 즉 "아아, 에아렌딜 가장 밝은 별이시여!"란 뜻의 높은요정어(퀘냐)다. 실마릴리온을 읽은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이 에아렌딜이라는건 실마릴을 몸에 지니고 하늘로 올라간 사람을 말한다(실은 사람과 요정의 혼혈이다). 프로도와 샘은 바로 갈라드리엘이 준 병을 통해서 실마릴리온의 이야기와 이어지게 된다. 로스로리엔을 떠날 때, 갈라드리엘이 준 유리병 속에는 에아렌딜의 빛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 실마릴 보석도 계속 옮겨지다가 결국 에아렌딜에게로 가게 되었죠. 그런데 주인님, 왜 제가 진작 그걸 생각 못했을까요! 우리에게, 아니 주인님께 숲의 부인께서 주신 별빛 나는 유리병 속에 그 빛이 얼마간 담겨 있잖아요. 아니, 생각해 보세요. 우린 결국 같은 이야기 속에 들어 있어요. 그 이야기는 계속 되고 있는 거예요. 그 위대한 이야기들은 결코 끝나지 않는 건가요?"
"그럼, 이야기는 절대 끝나지 않지."
- <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 2권 8장 키리스 웅골의 계단 중에서.


앗, 이 부분과 다음에 이어지는 대사들은 필자가 '반지의 제왕'책에서 제일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는 부분이다(그리고 영화 '두 개의 탑'에서 맨 마지막 장면으로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여간에 이야기는 그렇게 된다. 그런데 사실은 지금도 우린 실마릴의 빛, 즉 프로도가 이 때 썼던 그 빛의 원천을 볼 수 있다. 어디서? 저녁 하늘에서다.

2007년 여름, 금성의 관측
금성이 한밤중에 보이지 않는 이유
금성을 보는 데는 Mizar님의 이 두 포스트가 도움이 된다.


시간만 맞으면 아무 것도 몰라도 금성을 볼 수 있다. 금성이 보이는 것은 아침 또는 저녁인데, 올해 여름에는 저녁에 보이는 중이다. 저녁 하늘, 해가 지는 방향에, 제일 눈부신 별이 바로 금성이다. 요즘은 더군다나 금성이 지구에 가까이 다가와 엄청 밝을 때라 구분하기도 좋다. 참 쉽죠? (밥아저씨 톤으로)

톨킨의 이야기에 따르면 에아렌딜이 탄 배가 바로 금성이라고 한다. 금성은 깜깜한 한밤중에는 꼴딱 넘어가 보이지 않으니, 저녁에 실컷 보고 충전해 뒀다(?)가, 어두운 여름밤 으스스한 골목길을 걸을 때 소환 주문을 외워보자!

자 그럼 주문을 배워볼까요?

Aiya Eärendil Elenion Ancalima!
Aiya 아이야 : 감탄사. "아아!". 축약형으로 'Ai'도 있다. 평범한 감탄사라기보다는 우러르는 의미가 있다.
Eärendil 에아렌딜 : 사람 이름.
Elenion 엘레니온 : < Elen 엘렌(별) > + <-ion -이온(복수형 소유격. ~ 들의, of ~s)>
Ancalima 앙칼리마 : 가장 밝은. < calima 칼리마(밝은) >에 강조형 접두어를 붙였음.
참고로 '칼리마'의 원형은 < cal- 칼- (빛나다. 원형동사) >

직역 > 아아! 에아렌딜, 별들 중에, 가장 밝은
부드러운 해석 > 아아! 에아렌딜, 가장 밝은 별이시여!

참고로, 포스트 맨 위에 올린 요정 문자로 쓰는 방법은, 요정어 네이버 카페 알빗말 두레에 가서 배워보시길.

by Tolkino | 2007/07/17 01:29 | ~호빗식 농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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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역시나그렇게 at 2007/07/17 03:19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네요! 일라이저씨가 앙-칼리마! 대신 앙칼리-마!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Commented by Tolkino at 2007/07/18 16:47
역시나그렇게 / You're right!
Commented by 카방클 at 2007/08/01 13:40
영화에선 아이야 에아렌딜~ 저 구절을 덜덜덜 떨면서 중얼거리던게
책에서 힘차게 "이 연사 외칩니다아!" 하는 느낌이랑은 전혀 달랐지요 ㄱ-
Commented by Mizar at 2007/08/13 00:32
앗..여기 제 포스트가 링크가 되어있었군요...^^
오늘 우연히 예전 포스트를 보다가 핑백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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